이야기 #1

1990년대 어느 날.

초등학생 동생과 나는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7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 가운데쯤 앉아 있었는데, 신도림인가…. 어떤 할머니와 할아버지 부부가 타셨다. 타자마자 두리번두리번 거리시더니 나를 보시고는

영감 여기 자리 두 개 있네

이러시고는 우리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셨다. 그래서 나와 내 동생은 얼떨결에 벌떡 일어났다. 물론 그 자리에 앉으셨다. 이게 뭐냐 나랑 내 동생은 사람도 아님? 진짜 당해 보니 좆같은 기분이었음.

이야기 #2

2006년 어느 날.

이틀 동안 밤샘 후에 퇴근. 다리에 힘도 없고 감기 기운이 있어 어디 앉고 싶은데 앉을 곳이 없었다. 노약자석에 잠시 앉아있다가 양보해야지 생각했다. 그러다 깜빡 잠들었다가 나무 몽둥이 같은 걸로 머리 맞아서 일어났더니 어떤 할아버지가 지팡이로 머리를 때린 것. 그래서 나는

아이고 죄송합니다

하면서 일어나서 한쪽 다리를 부러진 것 마냥 질질 끌고 다음 칸으로 갔다.

아무리 그래도 난생처음 보는 사람 머리를 때리는 건 좀.

이 글을 보고 생각 나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