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통합 서체
어도비와 구글이 손잡고(?) 한·중·일 통합 서체를 출시했다. 어도비에서 2년 전부터 타입킷에 한글이 추가될 거라고 했는데 결과가 이제 나온 것 같다(이거 하나로 입막음 한다면…. 부들부들). 현재 한글 글꼴 중에 웹 폰트로 변환하여 쓸 수 있는 서체는 나눔계열이 유일하다. OFL을 적용하여 누구나 다른 형태로 변환하여 배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그 외에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타입킷 홈페이지의 본고딕으로 연결된다. 100, 200, 300, 400, 500, 700, 900의 7가지 굵기를 지원한다. 두꺼운 서체보다 얇은 서체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요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많아지면서 얇은 서체를 더 많이 사용하는 유행을 따른 것 같다.
어도비CC 계정이 있다면 타입킷을 통해 바로 내려 받을 수 있다. 구글에서는 Noto Fonts라는 이름으로 배포하고 있다.
백분이 불여일견. 바로 다운 받아 보았다.
비교
한글 서체 디자인은 산돌에서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산돌 네오고딕과 디자인이 비슷해 보인다. 그래서 한번 비교해 보았다.
서체 크기와 폭, 자간(-25)을 똑같이 맞추고 커닝은 시각적(Optical)으로 하였다. 어떤가? 진짜로 비슷해 보이나? (이미지를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윤고딕도 가변 폭 서체인데 나머지 두 서체에 비하면 자폭이 넓어 보인다. 게다가 가장 넓은 자간을 유지하고 있다. 본고딕은 네오고딕과 윤고딕의 중간 정도의 자간을 유지하고 있으며 딱히 자간 조절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잘 만들었다. 네오고딕은 자간을 -10 이상으로 설정하면 저렇게 다닥다닥 붙어 보인다. 자간 조절을 할 필요가 없는 서체다.
네오고딕과 어디가 다른지 자세히 비교해 보자.
한글 팬그램을 이용하여 문장을 만들고 비교했다. 비슷해 보이던 서체가 자세히 보니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었다. ㅍ, ㅆ 부분이 저렇게 떨어지거나 붙어 있는 게 달랐다.
가장 다른 점은 마침표였다(가장 오른쪽 물음표). 고딕계열(산세리프) 서체는 네모 반듯한 모양이 특징인데 어찌 된 일인지 마침표가 둥글게 디자인되어있었다. 자세히 보면 본고딕 Light라는 글씨에 i 부분에도 점이 동그랗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추가 : 영문 글리프는 새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Source Sans Pro를 포함 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서체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온 결과 둥근 디자인이 나온 것.
영문과 특수 문자도 비교해 보자.
대표적인 영문 산세리프 서체인 헬베티카도 같이 비교해 보았다. 본고딕의 영문은 헬베티카도 에이리얼도 닮지 않았는데 묘한 특징이 있다.
둥글둥글 마침표?
콜론, 느낌표 부분을 보면 모든 점은 둥글게 디자인한 것을 볼 수 있다. 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일어, 한자와 어울리게 했을 거라 추측하고 일어, 한자도 써봤지만 역시 어울리지 않았다. 글리프 표를 봤는데 구두점이 모두 저렇게 둥글게 디자인되어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영문 글리프는 Source Sans Pro에서 따왔는데 그래서 이런 사태가 난 것이다.
아쉬운 점
본고딕은 OFL이 적용되어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아파치 라이센스다. (그래도 제약은 거의 없을 듯)
데스크탑 폰트만 있다. (타입킷에서 빨리 웹 폰트로 내 주길 바란다)
이름은 본고딕이라고 하지만 서체 팔레트에서는 Source Han Sans이라고 나온다. 한글로 본고딕이라고 나올 수 있도록 수정해야 할 것이다.
추가 : 현재 고치는 중이라고……
이건 본고딕에 대한 아쉬운 점이라기보다 약간 다른 아쉬움인데, 산세리프체는 이렇게 신경을 많이 써주지만. 정작 본문에 많이 쓰는 세리프체는 다소 관심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쓸만한 웹폰트나 공개용 서체 중에 세리프체는 거의 없다. 있다 해도 제목용으로나 쓸만하지 본문용으로는 영 아니올시다이다. 쓸만한 세리프체도 이렇게 오픈소스로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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