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원짜리 가상현실. 애플 ‘비전 프로’ 한국 상륙, 너무 늦었다.

애플의 첫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 프로’가 한국 시장에 정식 출시된다. 애플은 오는 11월 15일 비전 프로를 출시하며, 지난 11월 4일 오전 10시부터 사전 주문을 시작했다. 이번 모델의 가격은 256GB가 499만 원, 512GB가 529만 원, 1TB가 559만 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 내에서 출시된 다른 기기와 비교했을 때 약 10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일반 소비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비전 프로의 주요 특징과 가격에 대한 소비자 반응

비전 프로는 애플이 내놓은 ‘공간형 컴퓨터’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결합해 사용자의 눈, 손, 음성을 통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공간 음향 시스템으로 이전에 없던 몰입감을 제공한다. 특히 비전 프로는 사용자의 시야에 대형 가상 스크린을 띄워, 물리적 화면에 구애받지 않고 맥북의 화면을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가상 화면은 기존 모니터의 크기 제한을 넘어서 넓은 작업 공간을 제공하므로 생산성 향상과 몰입형 경험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기능이다.

맥북의 화면을 바라보기만 하면 눈 앞에 거대한 스크린이 펼쳐진다

사용자들 또한 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맥북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한다. 작은 물리적 공간에서도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는 비전 프로의 가상 스크린은 업무와 콘텐츠 감상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여 구매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비전 프로의 강력한 기능에는 매력을 느끼지만, 가격 장벽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

안경 사용자들을 위한 별도 인서트 구매 방식의 차이

안경이나 콘텍트 렌즈 사용자는 비전 프로 사용 시 맞춤형 안경 인서트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미국과 달리 온라인을 통해 직접 인서트를 주문할 수 없다. 대신, ZEISS 파트너 안경점에 직접 방문해 인서트를 맞춰야 한다. 무엇이든 온라인에서 주문 할 수 있는 한국에선 불편함을 줄 수 있다.

국내에선 ZEISS 파트너 안경점에 방문하여 인서트를 주문제작 해야 한다

이미 직구로 선점된 초기 수요와 그 영향

한국 출시 이전부터 비전 프로에 관심을 가진 테크 유튜버나 인플루언서, 그리고 비전 프로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해외 직구를 통해 비전 프로를 먼저 구매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초기 수요층 상당수가 이미 기기를 확보한 만큼, 한국 출시가 실제로 얼마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점은 출시 이후 한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테크 유튜버들은 이미 사서 씹고 뜯고 맛보고 한 상태

미국 시장 반응과 감산 이슈

미국에서 비전 프로는 2023년 2월 처음 출시되었으나, 높은 가격과 시장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내 판매 저조로 인해 비전 프로의 생산량을 대폭 감축했으며, 현재 모델의 생산을 연말쯤 중단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부 부품 공급사들은 이미 50만~60만 대 분량의 부품을 생산한 후, 지난 5월부터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조립사인 중국 럭스셰어에 11월 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통보했다는 소식도 있다.

이와 같은 미국 시장의 반응은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의 고가 정책에 대한 불만은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한국 소비자들 역시 가격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예비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499만 원이라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많으며, 200만 원대라면 구매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도 200만 원대조차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애플의 고가 정책과 소비자 기대

비전 프로의 가격 논란은 단순히 높은 가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비전 프로가 제공하는 기능과 혁신성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구매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애플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기기들이 일반적으로 애플 생태계와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경험이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비전 프로 역시 특정 사용자들에게만 접근 가능한 기기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비전 프로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메타 퀘스트 3는 72만 9천 원으로 비전 프로보다 훨씬 저렴하게 제공되고 있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쉽다.

비전 프로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비전 프로의 성공 여부는 결국 제품의 혁신적 가치가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을 넘어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일부 전문가와 인플루언서들이 이미 직구로 제품을 구매해 선행 수요가 줄어든 만큼, 애플이 얼마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초기 수요층이 이미 빠져나간 상태에서 과연 비전 프로가 한국 시장에서 남다른 성과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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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원짜리 가상현실. 애플 ‘비전 프로’ 한국 상륙, 너무 늦었다.”에 대한 2개의 응답

  1. 김문피 아바타
    김문피

    오큘러스가 메타에 흡수되면서 VR에 대한 고급화 전략이 아닌 ‘보편화’ 전략으로 가는 순간부터 시장의 선점을 뺏겼다고 생각합니다.

    메타나 DJI가 잘 하고있는점은 비즈니스 영역에서만 활용되던 기술을 보급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체험해보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장(고급화) 해나가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애플의 비전은 첫발부터 고급화로 시작했지만, VR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궁금하지만 비싼 가격에 망설이고 기존 VR사용자들은 가격대비 효용성에 망설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시장 진입방법이 비전의 실패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1. 모노마토 아바타

      진짜 200만원….만 되었더라면 도전해 볼만 했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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