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청소와 드레싱, 두 XL 브러시로 끝낸다

XL는 나의 운명

본인은 태생부터 XL다. 옷도 XL, 몸무게도 XL, 마음속의 꿈과 야망도 XL다. 그렇다, XL는 본인의 체급이자 삶의 크기이다. 그러니 본인이 타이어 브러시를 고를 때도 당연히 XL를 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개의 XL 타이어 브러시

하나는 Detail Factory 프로그립 XL 타이어 브러시(라이너스님 블로그 보다가 뽐뿌 받아 지름),
다른 하나는 CARPRO 다크사이드 브러시 XL(지인이 선물해줌)다.

이 두 녀석은 마치 이종격투기 선수와 킥복싱 챔피언처럼 각각의 무기를 갖고 있다. 본인이 직접 만져보고 휘둘러보며 비교해본 내용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겠다.


Detail Factory ProGrip XL

손맛이 살아있는 주먹 브러시

먼저 Detail Factory ProGrip XL다. 이 녀석은 한마디로 말해, 힘으로 밀어붙이는 브러시이다. 브러시 면적이 프로그립 브러시보다 거의 세 배는 크다(본인은 프로그립 브러시가 없는 관계로 라이너스님 블로그에 있는 비교 샷을 참고 하도록 하자).

한 번 밀면 타이어 사이드월에 붙은 갈변들이 “헤흐흥” 하며 떨어져 나간다. 손잡이는 고무 그립으로 감싸져 있어, 그립감이 좋아 손목도 편하다.

무게가 좀 나가는데, “이거 장시간 쓰면 손목 나가는 거 아니냐” 싶지만 본인은 이미 몸무게가 XL라 딸근도 XL라 버티는 것이다.

한방에 타이어를 끝장낼 수 있다(?)

단점

XL 사이즈라 그런지 본인 차량의 좁은 휠 스포크 사이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마치 본인이 비행기 이코노미 좌석에 끼어 앉을 때처럼 답답하다. 그렇다고 이 녀석을 버릴 수는 없다. 넓은 면적과 강력한 세정력은 그야말로 타이어 전용 대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CARPRO 다크사이드 브러시 XL

드레싱의 장인

이제 CARPRO 다크사이드 브러시 XL다.

이 녀석은 Detail Factory 프로그립과 성격이 다르다. 마치 같은 XL라도 한쪽은 파워리프터, 다른 한쪽은 피겨스케이팅 선수 같은 느낌이다. 다크사이드 브러시는 사이드월 드레싱에 특화되어 있다.

밀도 높은 나일론 섬유가 타이어 사이드월 위에 드레싱제를 균일하게 펴 발라준다. 마치 고급 파운데이션 브러시로 피부에 메이크업을 얹듯, 타이어에 윤기를 입혀준다. 게다가 전용 홀더까지 제공된다. 브러시를 쓰고 나면 그냥 꽂아두면 되니 깔끔하다. 이건 마치 내 인생에도 전용 홀더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술 마시고 비틀거릴 때 나를 꽂아줄 홀더 같은 것 말이다.

미쉐린 타이어 사이드월 부분엔 수많은 빗금이 있는데 스펀지 어플리케이터로는 이 부분이 잘 발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브러시가 출격한다면 어떨까! 와구 와구 와구 발라 줄수 있는 것이다.

단점

타이어 드레싱 브러시 치곤 꽤나 비싼 가격. 스탬프 브러시류 내구성이 그다지 좋지 못한 후기들이 많다. 이 가격에 내구성 문제를 걱정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드레싱 하나만 놓고 보면 부드럽고 안정적이라 “이게 바로 XL의 품격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XL끼리의 맞짱

이제 두 브러시를 나란히 세워보니 느낌이 다르다. Detail Factory는 타이어의 때를 벗기는 전사이고, CARPRO 다크사이드 브러시는 윤기를 더하는 연금술사이다. 둘이 만나니 청소와 드레싱이라는 환상의 콤비가 완성된다. 본인은 승부사라서 원래는 둘 중 하나를 고르고 싶었다.

하지만 이 싸움은 무승부다. 왜냐하면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정에는 Detail Factory, 마무리에는 CARPRO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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